3배 레버리지 ETF, 왜 피하라고 할까요
현물 ETF는 훌륭한 도구입니다. 그런데 이름에 '3X'가 붙는 순간, 수학이 당신 편이 아니게 됩니다. 슬라이더를 직접 움직여보며 확인해보세요.
가장 흔한 오해
"3배 ETF니까 지수가 30% 오르면 나는 90% 벌겠네?" — 가장 흔하고, 가장 비싼 오해입니다.
3배 레버리지 ETF가 약속하는 것은 "기간 수익률의 3배"가 아니라 "오늘 하루 수익률의 3배"입니다. 매일 밤 레버리지를 3배로 다시 맞추는(리셋하는) 상품이라서, 하루가 지나면 어제까지의 손익 위에 다시 3배가 곱해집니다. 이 "매일 리셋" 하나가 아래의 모든 문제를 만듭니다.
왕복하면 녹는다 — 직관
지수가 오늘 +10% 올랐다가 내일 딱 제자리로 돌아왔다고 해봅시다(내일 −9.1%). 지수는 0%. 그런데 3배 ETF는 +30% 갔다가 −27.3%를 맞아 −5.5%가 됩니다. 지수는 제자리인데 내 돈만 줄었습니다.
이게 우연이 아니라 수학입니다. 오르내림(변동성)이 있을 때마다 복리는 벌금을 물리는데, 그 벌금이 배율의 제곱으로 커집니다. 3배 레버리지의 변동성 벌금은 1배의 9배입니다.
직접 돌려보세요 — 시뮬레이터
아래는 가상의 지수를 무작위로 움직여보는 실험실입니다. 변동성과 기간을 바꿔가며 "지수를 그대로 산 사람"과 "3배 ETF를 산 사람"이 어떻게 갈라지는지 보세요. 특히 변동성을 올릴수록, 기간을 늘릴수록 3배 ETF의 "보통 결과"가 단순 기대(지수×3)에서 얼마나 아래로 밀리는지가 핵심입니다.
실제로 그랬나 — SOXL과 KORU의 실측
이론이 아니라 실제 데이터입니다. 파란 선이 기초지수(현물), 회색 점선이 "지수 수익률×3"이라는 순진한 기대, 빨간 선이 실제 3배 ETF입니다.
지수는 올랐는데 3배는 마이너스로 끝난 해
- 실측값을 불러오는 중입니다.
어느 구간을 잘라 봐도 공통 패턴이 나옵니다. 상승장 한 방향으로 쭉 갈 때는 3배가 기대만큼(또는 그 이상) 가지만, 흔들리는 순간부터 회색 점선(기대)과 빨간 선(현실)의 간격이 벌어지고, 그 간격은 다시 좁혀지지 않습니다.
기울어진 운동장 — 확정적으로 나가는 비용
왕복 손실이 "시장이 흔들리면" 내는 벌금이라면, 아래 비용은 시장과 무관하게 매년 확정으로 나가는 돈입니다.
| 항목 | 현물 ETF (SOXX) | 3배 ETF (SOXL) |
|---|---|---|
| 연간 총보수 | 0.34% | 0.91% |
| 차입(파이낸싱) 비용 | 없음 | 자산의 2배를 빌리는 이자 — 금리에 따라 연 수 % |
| 매일 리밸런싱 마찰 | 없음 | 장 마감마다 기계적 매매 — 시장이 방향을 미리 앎 |
전문 투자자들이 레버리지가 필요할 때 레버리지 ETF를 사지 않고 선물(futures)을 쓰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같은 3배 노출을 선물로 만들면 보수가 없고 조달 금리도 기관 수준으로 내재되어 있어서, 같은 물건을 더 싸게 보유합니다. 같은 노출을 더 싸게 만드는 방법이 뻔히 존재하는데 비싼 포장을 사는 것 — 이것이 "구조적으로 불리한(-EV) 상품"이라고 말하는 정확한 의미입니다.
발행사도 이렇게 말합니다
They seek daily goals and should not be expected to track the underlying index over periods longer than one day.
— 「이 상품들은 하루 단위 목표를 추구하며, 하루보다 긴 기간에 대해 기초지수를 따라갈 것으로 기대해서는 안 됩니다.」 (출처: Direxion 공식 상품 페이지)
단기 방향성 트레이딩을 위해 설계된 도구가 잘못 만들어진 게 아니라, 장기 투자에 쓰라고 만든 물건이 애초에 아닙니다. 도구의 죄가 아니라 용도의 문제입니다.
정리
- 현물 ETF 장기 적립 = 계속 좋은 방법.
- 이름에 3X·2X·레버리지·인버스가 붙어 있으면 = 장기 보유 금지. 사지 않는 게 기본값.
- "지수는 오르는데 내 3배 ETF는 왜 마이너스지?"가 되는 이유 = 매일 리셋 왕복 손실 + 확정 비용.
수학 부록
수식이 궁금한 분만 여세요
- 왕복 손실 일반형: 지수가 −d% 후 +d% 왕복하면 1배는 (1−d)(1+d)=1−d², k배는 1−k²d². 벌금이 k² 스케일.
- 기하 vs 산술: 일평균 수익률 m, 일변동성 s일 때 장기 복리 성장률 ≈ m − s²/2. k배 일일 리셋 상품은 ≈ k·m − k²·s²/2 (비용 제외). 3배의 변동성 벌금은 1배의 9배.
- 손익분기 조건: k배가 1배를 이기려면 대략 m > (k+1)·s²/2 — 지수의 수익이 변동성 대비 충분히 클 때만 성립하는, 생각보다 높은 문턱.
매일 리셋 "자체"는 산술평균 기대값을 깎지 않습니다. 깎이는 것은 전형적 결과(중앙값·기하수익률)이고, 결과 분포는 소수의 대박 경로가 평균을 끌어올리는 복권형이 됩니다. 여기에 보수·조달·마찰 비용이 확정적으로 얹히면서, 같은 노출의 대안(선물) 대비로는 문자 그대로 구조적 열위가 됩니다.
실측으로도 확인됩니다. '비용이 전혀 없는 가상의 3배 일일 리셋'을 SOXX 데이터로 만들어 실제 SOXL과 비교하면, 실제 펀드는 이 가상 모델조차 16년 누적으로 약 57%p 하회합니다(KORU도 유사). 보수·차입 조달비용·운용 마찰이 쌓인 결과입니다. 다만 이 격차 전부가 '선물 대비 손해'는 아닙니다 — 차입 조달비용은 선물에도 내재되어 있고, 선물 대비 순수하게 아낄 수 있는 부분은 보수·스프레드·마찰입니다.
용어 사전
- ETF
- 여러 자산을 한 바구니에 담아 주식처럼 거래하는 펀드입니다. 하나의 상품으로 시장이나 업종에 분산 투자할 수 있습니다.
- 현물(무레버리지) ETF
- 빌린 배율 없이 기초자산의 움직임을 대체로 1배로 따라가도록 만든 ETF입니다. 장기 적립에 널리 쓰입니다.
- 레버리지 ETF
- 파생상품과 차입을 이용해 하루 수익률의 일정 배수를 목표로 하는 ETF입니다. 여러 날의 누적수익률 배수를 약속하는 상품이 아닙니다.
- 변동성
- 가격이 얼마나 크게 오르내리는지를 나타내는 정도입니다. 방향이 맞아도 변동성이 크면 복리 결과가 나빠질 수 있습니다.
- 복리
- 오늘의 손익이 내일의 원금에 합쳐지고, 그 위에 다시 손익이 붙는 계산 방식입니다. 손실 뒤에는 같은 비율로 올라서는 원금을 회복할 수 없습니다.
- 선물
- 미래의 특정 시점에 정해진 조건으로 자산을 거래하기로 하는 파생상품입니다. 증거금과 강제청산 위험을 관리해야 하는 전문가의 도구입니다.
- 기초지수
- ETF가 따라가려는 기준 지표입니다. 이 자료의 차트에서는 지수 자체 대신 같은 지수를 추적하는 현물 ETF를 대용값으로 사용합니다.